요즘도 달리고 있습니다(B-레터 51호에 이어서 말이죠).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달리기 한 바퀴-🌞

이제는 제법 달리기가 익숙해져서, 아주 힘이 들지는 않습니다. 달리는 거리도 늘었고요. 요즘에는 일주일에 2~3회 달리고 있어요. 달리지 않는 날은 근력운동을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매일 달리기를 했는데 지금은 나에게 맞는 운동 밸런스를 찾았거든요. 피곤함도 덜하고 꾸준한 페이스로 달리고 있답니다-🏃

달리기의 좋은 점은 많지만, 머릿속이 복잡할 때 특히 달리기가 좋은 것 같아요. 고민이 있을 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 고민거리를 안고 한바탕 달리고 나면, 문제가 조금은 말랑말랑해지더라고요. 너무 압도적으로 느껴져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문제도, 달리고 난 후에는 해 볼 만 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곤 해요. 때로는 직접적인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사실 고민을 안고 달리기 시작하지만, 이내 달리는 데에 집중하게 됩니다. 들숨과 날숨의 리듬을 타고 움직이는 팔과 다리, 그 밖의 몸 상태에 집중하게 됩니다. 힘들지는 않은 지, 페이스는 적절한지,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의식이 고민거리와 몸 상태, 스쳐 가는 풍경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어느새 달리는 풍경과 내 몸 상태로 자연스럽게 옮겨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시끄러운 머릿속이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복잡하고 뒤죽박죽이던 게 단순하게 몇 가지만 남으면서 차분해지는. 몸을 굳게 만드는 두려움이 말랑해지면서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달리기를 마친 후 헉헉대며 숨을 고르다 보면, 한번 해보자는 새로운 의지가 생기기도 하죠. 이렇게 몇 번 하다 보니까, 이제는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을 넘어간다 싶으면, 어깨가 뻐근해지면서 달리고 싶어집니다. 몸이 반응하는 겁니다. 체력이 좋아지니까 확실히 감정의 기복도 줄어드는 것 같아요. 짜증도 줄고, 일희일비하는 마음의 널뛰기도 줄고. 

날씨가 어느덧 쌀쌀해졌습니다. 새벽 창은 어둑하고 이불 밖은 춥게 느껴지지만, 막상 나와서 뛰다 보면 금세 날이 밝아오고 몸에는 땀이 나고 더워집니다. 달리고 난 후의 몸과 마음은 달리기 전에 비해 조금 달라졌어요. 이 루틴을 반복하는 일상도요. 그래서 저는 달리기를 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내년에는 대회에 나가볼까 하는
박기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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