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B-레터 #41. 모퉁이 책방 구하기 📚

2021. 1. 22.

모퉁이 책방 구하기 📚

오래된 영화 <You've Got Mail> 속 이야기입니다. 캐슬린(맥 라이언)은 뉴욕의 작은 서점 ‘The Shop Around the Corner(이하 The Corner, 모퉁이 책방)’의 주인입니다. 죠(톰 행크스)는 맨해튼의 대형 서점 체인회사인 ‘Fox Books’의 사장이고요. 어느날 Fox Books가 The Corner 근처에 새 점포를 열면서 두 주인공은 갈등을 빚습니다. 사실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인터넷 세상에서 메일과 채팅으로 꽤 깊은 속마음을 터놓던 사이였어요. 그러다가 죠는 우연히 채팅 상대가 캐슬린이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현실 연인이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영화 속 모퉁이 책방(the Corner)은 아동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뉴욕의 ‘로컬서점’입니다. 어머니 때부터 이어져온 동네 명소이자 주민들의 사랑방이며, 캐슬린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곳이죠. 서점 직원들에게도 The Corner는 단순한 직장 그 이상의 특별한 곳입니다. 하지만 기업형 체인서점 Fox Books가 나타나 넓은 매장, 저렴한 가격 공세로 야금야금 The Corner의 고객을 빼앗아 결국 폐업을 맞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속초 동아서점, 대전 도시여행자, 서울 대학로 책방이음 등 ‘로컬’서점이 곳곳에 있습니다. 대형서점과는 차별되는 개성있는 테마, 지역의 콘텐츠 등 각 서점만의 고유한 매력으로 나름의 팬 층을 갖고 있지요. 그런데 20년 전 영화 속 모습이 어쩐지 지금과 꽤 비슷합니다. The Corner처럼 오늘날 동네책방도 대형서점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가격과 서비스 품질의 차이일 수도, 독서시장의 규모 축소, 혹은 유통구조 상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현실의 뉴욕에는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많은 독립서점이 운영되고 있답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바이 로컬(Buy local)>으로 대표되는 지역 소비자들의 움직임과 고유한 콘텐츠를 결합한 독립서점의 변화에 미국 전역의 독립서점 숫자는 다시 증가한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도 최근 로컬 붐에 힘입어 동네 책방이 다시 조명 받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다양성을 회복하는 데에 동네 책방, 독립 서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참고 <골목길 자본론>, 모종린 저)

지역 사업과 주민 참여를 결합하는 데에 크라우드펀딩만 한 매개체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만약 로컬의 비플러스라면, 영화 속 캐슬린과 The Corner에게 비플러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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