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척 좋은 금요일, 사무실에 들러 컴퓨터와 ID카드를 반납했습니다. 바로 며칠 전 퇴사를 하게 되었거든요. 비플러스와 함께한 지도 어느새 8개월이 흘렀네요. ‘로컬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콘텐츠 에디터로 일해보겠냐는 제안을 받은 그 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코로나-19로 전 직원 재택근무가 도입되기 전부터 이미 재택에서 일해왔던 터라 사무실 출근은 굉장히 오랜만이었습니다. 비플러스 로고가 그려진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문득 근무를 시작한 첫날이 떠올랐습니다. 돌이켜보면 P2P도, 투자도 잘 모르던 제가 비플러스에 오게 된 것은 단 돈 30만 원 때문이었거든요. 

저는 지난 5년간 시각 예술 분야의 영상 작업자로 살아 남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전업 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쉽지가 않아요. 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10명 중 7명은 예술 활동 수입으로 월 100만 원도 채 벌지 못합니다. 지난해 다행히 예술인 지원 사업을 하나 받게 되었지만, 그런데 웬걸. 분명 일은 4월에 시작하는데 지원금이 8월 초에야 들어온다는 것 아니겠어요? 어찌 잘 버텨보려 했지만, 키우던 고양이가 갑자기 이유도 모른채 아프게 되었습니다. 수의사 분이 치료를 하려면 몇 백만원 넘는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속으로 통장 잔고를 떠올렸어요. 다음 달이면 돈이 들어오는데, 분명히 들어오는데, 지금 당장 내 사랑하는 고양이를 치료하기에는 30만 원이 부족했던 거죠. 

그때 짠하고 비플러스가 나타났습니다. 비플러스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잘하면서도 힘든 순간을 넘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비플러스는 제게도 브릿지가 되어주었네요. 어떻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지 꼭꼭 딛으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던 지난 8개월. 그 충만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저는 이제 다시 전업 예술인으로 돌아갑니다. 비플러스의 영상을 좋아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려요! 앞으로는 비플러스 팀원이 아닌 비플러스 투자자로서, 비플러스가 만들어가는 브릿지에 벽돌 하나 놓아볼 생각이에요. 

브릿지 펀딩 투자자로 다시 찾아올 

박수현 드림(특별출연: 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