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시 지역을 다니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한때 주춤하긴 했지만, 지역에 있는 많은 사업이 이런저런 도움을 요청해서 다시 길을 나섭니다. 언제부터인가 지역, 로컬(Local)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람도 말도 돈도 다 서울로 모이는 현실에서, 반대로 서울 외 지역(Local)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역 재생, 지역 혁신이라는 큰 뜻을 품기도 하지만, 단지 서울이 답답해서, 고향에서 살려고, 벌이를 줄이더라도 라이프밸런스를 위해서, 그 지역의 매력에 푹 빠져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고, 꽤 자주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갖는 그들에게서 찾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지역으로 오게 된 이유가 어찌 되었건 서울로의 집중 현상을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플러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지역 소멸, 단순히 지역 인구의 감소만이 아닌 △△시·군이라 불리는 유·무형 자산의 소멸과 그로 인한 다양성의 훼손. 이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에 로컬로 향한 이들이 보였습니다. 

시민(특히 지역민) 펀딩은 로컬 프로젝트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매우 적합한 방식이 됩니다. 고객층을 두텁게 하고, 지역 내 지지 자원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이미 해외에는 유사한 사례들이 있고요. 이는 꽤 이른 시기부터 비플러스가 로컬임팩트에 관심을 갖고 계속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정확한 용어도 아직 없었을 무렵, 지역 재생이라는 표현은 전체 업계를 지칭하는데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영어 표현인 '로컬임팩트'가 이 사업들의 의미를 더 잘 드러낸다고 생각해 이름붙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꽤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지내지만, 나름 그 시간을 알차게 보냅니다. 집중해서 일도 하고, 차분하게 생각도 하고, 밀린 잠을 자기도 하고요. 가끔 짬이 나면 한산한 해변을 걷거나 멋진 일몰에 멍 때리는 호사를 누리기도 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울도 로컬입니다. 우리 모두 로컬입니다. 

로컬을 애정하는

박기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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