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뉴스로 이해하는 금융

비플러스 금융 읽기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레고랜드 사태를 비롯해서 빅 스템 금리 인상, 흥국생명 영구채 콜옵션 행사 포기 등 금융시장과 관련된 쏟아져 나온 10월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금융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개념인 ‘신용’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보고자 레고랜드 뉴스를 깊게 읽어보겠습니다.

레고랜드와 같이 큰 리조트/테마파크를 조성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 돈이 많이 드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금융 구조를 이용하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란 이런 겁니다.

“우리 이 프로젝트 성공하면 돈 많이 벌거야, 그걸로 돈 갚을테니까 돈 빌려줘”

그런데 레고랜드가 제대로 지어질지, 지어지더라도 사람이 찾아갈지 어떻게 100% 신뢰할 수 있나요. 즉 “신용”이 생기지 않는거죠. 이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서 강원도가 보증을 섭니다.

“야, 레고랜드 프로젝트 우리가 보증 선다. 그러니까 돈 빌려줘”

그러면 돈 가진 사람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겠죠. 레고랜드 프로젝트가 망하더라도 대한민국이 망할 일은 없을테니 보증 서준 강원도가 돈을 갚아준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하는 거죠(지방정부가 발행한 지방채의 경우 민간 채권평가사 기준 A 등급 이상을 받습니다. 돈 못 받을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오케이, 그럼 돈 빌려줄테니 언제 까지 갚아. 대신 그 때까지 못 갚으면 강원도가 대신 갚아”

이렇게 “신용”이 창출되었습니다. 덕분에 레고랜드는 무사히 개장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지난 10월 빌린 돈 일부를 갚아야 할 때가 온 겁니다. 이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금융 시장의 변화를 포함한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보증을 선 강원도가 이렇게 말한거죠.

“야, 우리가 보증을 서긴 했는데 그거 못 갚을 거 같은데?”

금융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화들짝 놀라게 된거죠. 지방정부가 보증을 선 채권은 우량하다고 생각하고 제 때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돈을 못 갚겠다고 나오니 말이죠. 우리나라에는 강원도만 있는 게 아니죠.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경기도, 제주도 등 다른 지자체들도 자금을 조달할 일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가 대주주인 공기업들도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죠. 그런데 강원도가 돈을 안 갚는다? 이런 일이 다른 곳에서도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는거죠. 즉 “신용”이 깨진 겁니다.

강원도가 12월에 만기 도래한 금액을 전액 상환하기로 발표했습니다만, 여전히 채권 시장은 안개 속에 있습니다. “신용”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지만, 다시 회복하는 건 어려운 법이죠.

비플러스도 금융 시장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투자자와 차주 분들에게 더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보면 볼수록 어려운 금융의 세계

이남엽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