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대전에 있는 독수리 야구팀이 꼴찌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거느린, 그리고 용병과의 조화까지 어우러진 강팀이었답니다. 고작 십여 년만에 팀이 고꾸라져 “나는 행복합니다”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팀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런가 하면 몇 시즌을 연달아 우승을 하면서 “왕조”의 칭호를 얻은 팀도 있습니다. 해태, 삼성, SK, 두산이 바로 그런 연속 우승의 위업을 가진 대단한 팀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사실은 네 팀 중 두 팀은 이름을 바꾸면서 정체성이 변했고, 또 네 팀 중 두 팀은 올 시즌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점이겠지요. 

⚾다른 스포츠는 안 그렇겠냐마는, 야구에서 오랜 기간 강자의 자리에 위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선수들은 나이를 먹습니다. 또 FA 제도를 통해 실력만 있으면 더 많은 돈을 좇아 팀을 옮기기도 합니다. 감독이 바뀔 수도 있고, 모기업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계속 상위권에 위치하는 팀들을 보면 “강팀의 DNA”가 따로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올해 LG 트윈스가 KBO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1위로 마무리했습니다. “강팀의 DNA”와는 거리가 먼 팀 중 하나였던 LG가 29년 만에 우승을 거머쥔 것입니다. 고작 10팀이 경기하면서 한 세대 가까이를 우승을 못할 수가 있나 싶죠? 부산에 있는 어떤 팀은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정규 시즌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답니다. 미국으로 넘어가면 100년 넘게 우승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시카고 컵스라는 팀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29년은 짧아 보이죠.

👏국제 대회에서 실력 발휘를 못해 그렇게 욕을 먹어도 아직도 프로야구의 인기가 유지가 되는 것은 팀, 선수, 팬이 섞여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30년 가까이 기다려 본 적이 있나요? 독자 분들 중에는 30년을 채워 살지 않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분들, 평생을 기다려오고 있는 것이 있나요?

🍁정규시즌은 1위로 마쳤지만, 가을야구는 이제 시작입니다. 제일 높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LG 트윈스의 마지막 장면이 한국시리즈 우승일지 아닐지는 아직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29년을 기다렸는데 한 달을 더 못 기다리겠나요? 29년은 긴 시간입니다. 솔직히 이제 우승 한 번 할 때도 됐다 싶어요. 29년을 기다려온 분들의 감동이 저에게도 전해질 것 같거든요. 올해는 맨날 우승하던 팀이 우승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바라기만 했던 팀이 한 번쯤 승리의 자리에 가 있는 장면을 보고 싶습니다.

p.s. 저는 LG 트윈스의 팬이 아니며, LG와도 아무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정말로, 진실로, 결단코 순수한 야구팬인

남엽 드림

Review

10만원만 펀딩했는데 논알콜진저하이볼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