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저와 마케터 H는 인터뷰 차 개항로로 외근을 다녀왔습니다. 저도 개항로에 가본 것은 처음이에요. ‘개항’을 하던 구한말 시절부터 있었던 오래된 거리라 해서 어떤 거리일까 궁금했었는데, 직접 가보니 매력이 뚝뚝 흘러넘치는 거리였습니다.
인천은 개발을 할 때 구도심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간척해 신도심을 만들었다고 해요. 덕분에 개항로에 있는 건물들은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어요. 오래된 유럽의 도시를 거닐면 건물의 켜켜이 쌓인 시간이 느껴져서 그냥 구경만 해도 재밌잖아요. 개항로가 딱 그런 매력을 지닌 거리였습니다.
심지어 인천이 큰 항구도시다 보니 다양한 문화권의 건축물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일본식으로 지어진 적산가옥, 잿빛을 띄는 근대식 서구 건축물, 중국식 빨간 목조 건물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것이 신기했어요. 심지어 이런 오래된 건물들이 현재까지도 실제 상업 용도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건물뿐만 아니라 건물을 채우는 가게, 브랜드들도 참 개성 있는 거리였어요. 레트로 느낌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진짜 오래된 건물에 가게의 이야기를 덧붙여 활용하다 보니 클래식, 헤리티지라 할까요? 가게마다 멋진 빈티지 의류 같은 독특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형형색색의 낙서로 가득했던 인천맥주의 테이스팅룸. 여기마저 고객들의 추억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번에 인천맥주 대표님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대표님은 인천다운 맥주, 인천스러운 브랜드를 만드는 야망 있고 멋진 분이셨습니다. 대표님께서 '거칠고 자격지심도 있지만, 솔직하고 생동감 있는 인천다움'을 감추지 말고 당당히 내보이면 그 자체가 매력이 될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여기서 약간 감동받았습니다.)
인천맥주는 대표님의 철학처럼 인천을 놀리는 단어인 ‘마계인천’을 가져다가 브랜드 캠페인으로 활용하는 등, 소위 '서사가 있는 빌런'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멋진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브랜드에 지역다운 것을 녹여내면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그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역사가 있는 동네에 살고 계신가요? 멋진 이야기를 지닌 동네, 가게가 있다면 여기를 통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저희가 찾아가 우리동네펀딩으로 섭외해 보겠습니다.📷
클래식, 낭만에 취약한
태성 드림
🏠 우리동네 사장님을 만나다
<우리동네 사장님을 만나다>는 우리동네펀딩을 진행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Interview
파랑새방앗간 : 개항로에 퍼지는 고소한 추억의 냄새
함승상 사장님
1층은 방앗간, 2층은 식당인 파랑새방앗간
🐝안녕하세요, <파랑새방앗간>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참기름을 짜는 방앗간이자 참기름과 잘 어울리는 맛있는 식사를 파는 식당이기도 한 <파랑새방앗간>입니다.
🐝<파랑새방앗간>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부모님이 40년 넘게 방앗간을 하셨어요. 시장에 있는 어머니의 방앗간을 보며 애쓰신 세월에 비해 초라한 가게의 모습이 서운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내가 어머니가 걸어오신 길을 잘 준비해서 세상에 소개해 보자.'라는 마음을 먹고 <파랑새방앗간>을 열게 되었습니다.
갓 짠 참기름을 넣어 먹는 파랑새방앗간의 대표 메뉴, 파랑새 비빔밥
🐝우리 가게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가게에는 젊은 분들도 많이 오시지만 3대가 같이 오시는 손님들도 많아요. 딸이 아이와 어머니와 함께, 어르신들이 아들 부부와 손자 손녀를 데리고 오시는 거죠. 어르신들이 손주들에게 방앗간에 대해 알려주시고는 '잘 먹고 가요.' 하시면서 손자 손녀 손을 잡고 나가실 때면 절로 흐뭇해져요.
🐝사장님께서는 앞으로의 개항로가 어떤 모습이 되길 기대하시나요?
🕊️<개항로 프로젝트>가 진행된지 벌써 6년 정도가 지났네요. 과거에는 개항로가 대단한 번화가였어요. 지역을 일으키는 일이 개개인이 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잖아요. 더딘 속도지만 인천을 사랑하는 분들, 젊은 분들과 함께 뜻을 모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간 이 거리도 지금보다 더 활기 넘치게 되지 않을까요? 제 추억 속의 개항로처럼 다시 번창하는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케터 H : 이번 주말 공주로 여행을 갔다왔어요. 몇 달을 여행 가고 싶다 노래를 불러도 여건이 안 돼서 못 갔는데 드디어 서울을 벗어나 다른 동네에 가니 얼마나 기쁘던지요!🤧(흑흑) 왜 하필 많고 많은 여행지 중에 공주였냐고요? 가을이 무르익고, 밤도 무르익고, 식욕도 무르익고, 인터넷에 밤 디저트 이야기가 넘쳐나는데 어떻게 안 가고 버티겠나요.😝 이번 여행 동안 밤 타르트, 밤 마들렌, 밤 파이, 밤 찹쌀떡, 밤 팡도르, 밤 몽블랑, 밤 젤라또 등등... 1년 내내 먹은 밤보다 더 많은 밤을 하루만에 먹었어요.🐖 이제 2023년의 밤은 안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