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김장과 연말, 그리고 해피뉴이어

저번 주말, 1년 중 가장 큰 집안 명절인 김장을 해치웠습니다. 저희 집은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주변 사람들이 김장을 왜 이렇게 늦게 하냐고 말하더군요.😳 지구가 돈다고 말했던 코페르니쿠스가 튀어나왔을 때 천동설을 믿었던 사람들이 받은 충격이 이랬을까요? 집안 중심적인 사고를 탈피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 집이 늦은 거라고 해도 저한테 김장은 영원히 12월 첫째 주에 치르는 행사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매년 11월 말이 되면 베란다에 켜켜이 쌓인 절임 배추들이 자리를 잡고, 가족들 다 같이 위생모를 뒤집어쓰고 올해 배추는 잘 절궈졌다는 시답지 않은 수다를 떨며 김치를 버무리는 모습이 떠오르겠죠. 그렇게 반나절 고생하고 저녁에 아삭한 생김치에 야들야들한 수육을 싸서 먹을 상상을 하니 이미 지나간 김장이 그리워지는 거 같기도 합니다.

12월 초 김장이라는 로컬룰 덕분인지 김장이 끝나야 제 마음속에서는 진짜 연말이 시작됩니다. 캐롤도 겨울바람도 그제야 실감이 나서 ‘아, 이제 진짜 연말이네~’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 연말 모드로 살아가는 중입니다!🎅(연말 모드란? 쥐뿔도 없으면서 괜히 약속 잡고 과소비 해놓고는 연말이니까 괜찮다고 퉁치고 지나가는 자기합리화 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