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열댓 개 정도가 집에 굴러다니는 저는 어릴 적엔 놀랍게도 향수혐오자였어요. 향수를 뿌리는 건,  너무 인공적으로 애써 멋을 내려는 것 같아 부자연스럽고 불필요하게 느껴졌달까요?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한참 후까지도 그런 시각이 이어졌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향수가 한 병 있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아무런 계기없이 맨땅에서 툭 튀어 올랐어요. 그래서 시향도 안 해본 향수 한 병을 온라인으로 주문했고, 그 뒤로 한 병씩 늘어 지금에 이르러요. 마음이 우중충할 때 향수를 뿌리면 기분이 세탁 소독된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향수에 대한 취향이 ‘날카로운 첫 만남의 추억’ 같은 것 없이 갑작스레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걸 자각한 뒤로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근래에 비슷한 일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예를 들면 커튼! 창문이 있으면 되었지 무엇 하러 먼지를 일으키는 커튼을 덮나 생각하던 시절이 길었는데 지금은 창문마다 다른 커튼을 달았어요. 또.. 예를 들면 대파🥬! 대파를 늘 먹고 있었는데도 구운 대파가 그렇게 달고 맛있구나 하는 건 몇 주 전에 느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아, 이거 어른들이 나이 들면 취향이 바뀐다던 그건가?! 

지금까지 그 말을 '나이 들면 네가 지금 좋아하는 건 다 유치해지고, 어른스러운 게 새롭게 좋아질 거'라는 뜻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들을 때마다 반감을 가졌죠. 그런데 취향이 바뀐다는 게 꼭 무언가를 저버리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나봐요. 저는 지금도 '유치한' 것들을 아주 좋아해요. 만화라든지 케첩 뿌린 돈까스, 알록달록한 헤어핀 같은 거요. 거기 더해 향수와 커튼과 대파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을 뿐이죠. 취향이 바뀐다는 건, 취향이 넓어진다는 뜻일 수도 있는 거구나. 그걸 알았더니 나이 먹는 게 꽤 즐거워졌어요. '나이 들면 취향이 바뀐다'는 말이 이렇게 보편적이니, 앞으로도 새롭게 좋아질 것들이 잔뜩 남아 있을 게 틀림없잖아요. 내년엔 대체 어떤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될까? 와, 나이 먹는 거 엄청나게 기대되지 않나요? ✨

마침 연말이네요, 같이 두근거립시다!

하상선 드림

주목해주세요!

'비건', '비거니즘', 그리고 '채식'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기후위기' 역시 몇 년 사이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고, 날씨가 뒤바뀌는 자연 현상을 두고 '기후위기가 맞다 vs 아니다'라는 소모적인 논쟁도 있었죠. 이제는 논쟁을 멈추고 행동을 시작하자는 패러다임을 열어젖힌 건, 아마도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였던 것 같아요- 10대 소녀이자 미래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세계 정상들을 향해 기후 위기에 책임질 것을 종용하는 용기있는 행보를 보여주었죠. 

   

'기후 위기'란 저자에게도 역시나 낯선 주제였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임팩트투자 관계자로서 '기후 위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요- 왜냐하면 돈의 흐름이 '기후 위기'를 향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동시에 자본시장이 반응하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도 머지않아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요. '기후 위기'에 게으르게 대응해왔던 정부를 꼬집고, 통계적인 수치로 그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요!

결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답해야만 하는 순간이 올텐데요- 우리 각자에게는 어떤 답이 있을지, 알면서도 외면해 온 것인 아니었는지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